봄이 오면 딸 수 있는 나물 중에 쑥을 빼놓 수 없죠!
그런데 노르웨이에는 쑥이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그 중에서 찾기 쉽고 먹을 수 있는 쑥들을 소개합니다.
1.먼저 유럽이 원산지인 쓴쑥 또는 향쑥이라고 불리는 서양쑥의 일종이 있습니다.
한국에서 보던 쑥하고 닮았는데 뭐가 좀 다른 것 같다고 생각되시면 바로 향쑥입니다.
학명은 Artemisia absinthium 이고, 노르웨이어로는 Malurt 영어로는 Wormwood 입니다.
학명에서 유추할 수있는데, 이 쑥으로 압생트라는 술도 만듭니다.
고흐가 즐겨 먹었고 귀까지 가져갔다고 알려진 술입니다.
고흐와 압생트 (70도 넘음😵)
술로 먹지 않더라도 잎과 꽃이 필 때의 가지 끝을 강장제·강심제·해열제·구충제 등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먹던 방식으로 쑥떡 등으로 먹으실 수도 있는데 국에 넣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국에 넣어 드실 거면 아래의 다른 쑥을 넣어보세요.
이 향쑥은 남부 중부 노르웨이에서만 나고 북부에서는 안 납니다.
대충 트론하임 위로는 찾기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 향쑥은 우리가 한국에서 먹었던 쑥이 아닙니다.
우리가 한국에서 먹었던 쑥이 노르웨이에 있을까요?
네, 있습니다.
2. 아까 알려드린 향쑥의 학명을 보시면 Artemisia 라고 시작하는데, 이것이 쑥속을 의미합니다.
이 밑에 수백종의 쑥이 있습니다.
absinthium가 붙으면 향쑥이 되는 것이지요.
Artemisia 뒤에 vulgaris가 붙으면 이것이 우리가 먹던 쑥이 됩니다.
우리가 알던 쑥입니다.
줄기 아래가 보라색인 것이 특징입니다.
불가리스, 어디서 많이 들어본 요구르트이니까 기억하기도 쉽습니다.
영어로는 Mugwort, 노르웨이어로는 Burot이라고 합니다.
이 쑥은 노르웨이 전국에서 자란다고 보시면 됩니다.
3. 그럼 쑥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먼저 추천드리는 방법은 노르웨이 종자 지도 데이터(링크)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좌측의 Søk på arter에 아까 알려드린 노르웨이어 이름인 Malurt나 Burot을 치시고 혹시 사시는 곳 주변에 쑥이 있는 곳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전국에 있는 쑥
모든 곳이 등록된 것은 아니나 대략적인 위치는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네 산 기슭 한 군데에 쑥이 있다고 나왔다면 아마 그 산 주변에 듬성듬성 쑥이 있을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그리고 이 노르웨이 종자 지도는 다른 것을 채집하러 갈 때도 유용합니다.
버섯이나 야생 베리류, 심지어는 물고기나 게 등도 확인이 가능하니 유용하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아쉽지만 검색은 학명이나 노르웨이어로만 가능합니다.
4. 종자 지도에 나온 곳이 전부가 아니기에 집 주변에 없다고 실망하지 마세요.
대신 확실하게 어딘지 모르니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보통 도로변에 많이 나는데 이런 쑥은 오염이 됐을 가능성이 높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추천 드리는 쑥 탐사 장소는 차가 잘 다니지 않으면서 해가 잘 드는 곳인데 그런 곳의 예들을 알려 드리겠습니다.
- 어린이집
- 학교
- 운동장
- 스키장
- 승마장
대강 감을 잡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위의 종자지도에 없어도 저런 곳 주변을 잘 둘러보시면 쑥이 많이 있습니다.
스키장에서 쑥 캐는 한국 아낙네
5. 마지막 여담입니다.
한국사람들에게 쑥은 중요한 음식재료이자 건국신화에도 나오는 특별한 식물입니다.🇰🇷
그러면 노르웨이 사람들에게는 어떨까요?🇳🇴
그냥 길거리의 잡초일까요?
사실 길거리의 잡초보다 더 못한 위치에 있는 것이 쑥입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노르웨이 사람들은 열심히 쑥을 뜯어 없애버리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쑥의 꽃가루가 많은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천식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천식/알러지가 있는 사람들과 가족들이 이 쑥을 아주 싫어한다고 하네요.
그리고 추정되는 쑥 꽃가루로 인한 천식/알러지 환자의 수는 20만명에 가깝다고 합니다.
노르웨이 인구수가 500만이니까 25명 중 1명, 4%나 되는 아주 높은 수치입니다.
그래서 여름에 쑥이 많이 자라 잘 보이면 열심히 뿌리를 뽑아서 죽여버리는 Dugnad, 자원봉사 활동도 하고 심지어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쑥뽑기 활동을 하러 가기도 합니다.
학교에서 쑥뽑기 활동 후 기념사진 촬영도 하네요.
노르웨이에서는 거의 쓰레기줍기와 같은 레벨의 활동이 쑥뽑기인 것이죠.😥
그러니 열심히 쑥을 캐서 드시면 한국사람은 쑥 먹어서 좋고 노르웨이 사람은 쑥 꽃가루 고생 안 해도 되니 서로 윈-윈이 아닐까요?
쑥이 그리우셨던 분들은 지금이 한창 쑥 캐기 좋을 때이니 지금 쑥 캐기에 도전해보세요!😀